눈/비(Rain)
티 없이 맑아
순 백색이라 눈이라 했나.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서 눈이라 했나.
하늘을 훨 훨 날아 다녀서 눈이라 했나.
너에게 파묻혀 버린
내 가슴처럼
온 세상이 하얀 눈에 파 묻혀 버렸다.
눈만 내리면
시퍼렇게 멍든 가슴은
하늘을 날아 다닌다.
훨 훨 날아서 너에게 가고 싶어.
너의 새까만 눈동자에
살포시 내려 앉아
네 심장속으로 녹아 내리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