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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야기

이천수에게

 

 

 

이천수에게/비(Rain)

 

천수야~

이제 지난일은 다 잊어 버리고 공만 열심히 차라~

사람은 누구나 다 실수 할 수 있어.

너 보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도 다 실수하고 죄 짓고 살아.

하지만 저들도 누군가가 용서해 주고 감싸 주고 용기를 주고 했으니까 지금의 자기들이 있는거지.

아니면 공인이 아니다 보니까 이슈가 안되고 세상에 안밝혀졌을 뿐이지.

난 널 처음부터 무지 아끼고 사랑했었다.

경기장에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네가 늘 존경스러웠다.

그래서 마음이 무지 아팠고 너의 복귀를 위해 누구 보디도 더 많이 기도 했었고

다음 스포츠란에 네 기사에 실명으로 널 두둔하는 댓글을 달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네가 그라운드로 돌아 오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

무엇보다 먼저 네 마음속에 미움을 버려라.

혹시라도 널 지난 몇년동안 힘들게 했던 사람들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이 있으면 다 버려라.

그런 마음이 남아 있으면 공이 잘 안차 지거든ㅎㅎ

정답은 딱 하나야~

아무소리 말고 입딱 다물고 공만 열심히 차라.

그래서 인천을 K리그 우슴으로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 갔다 와서 하고 싶은 말 다 해라.

넌 왜 하고 싶은 말이 없겠니!

그 많은 하고 싶은 말 가슴으로 삼키며 인고의 세월을 살아야 했던 네 마음을 난 잘 안다.

모든게 언론에 보도 된데로가 사실이 아닐거라는 생각도 든다.

양쪽 말을 다 들어 봐야 하는데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약자가 항상 구석으로 몰리게 되거든ㅎ

천수야~그래도 더 참고 참아!!!

경기장에서 공에다 화풀이를 다 해라~

세상이 너보고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줄때까지 참아.

그때까지는 인터뷰도 하지마. 기회가 주어졌음을 감사하고 입을 딱 다물고 살아.

그리고 네 인생에 마지막 미소를 짓는거야.

마지막에 미소를 짓는자가 진정한 승리자야~

더는 기회가 없어 이젠 정말 마지막이야 마지막!!!!!

난 정말 네가 잘 하리라 믿어.

네가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경기하러 오는 날

꼭 널 보러 갈께.

목이 터져라 널 응원 할거야~

천수야 사랑한다.

천수화이팅~

 

2013년2월29일 널 사랑하는 사람이~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이천수는 과연 인천유나이티드득이 되는 존재일까?

이 물음에 대한 판단은 '예스'가 정답에 가까워보인다.

필드 안에서도 필드 바깥에서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참에 가깝다.
세상의 관심을 받아야하는 프로 구단의 마케팅적 측면에서 이천수만한 선수가 또 없다.

이야깃거리가 중요하고 그러기 위한 이슈메이커가 필요한 프로팀 입장에서 이천수라는 상품은 여전히 구매자를 끌어들이기에 매력적인 카드다.

이천수의 공식 입단식이 열린 27일 인천시청 1층 로비는 수많은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각층 난간에는 시청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래를 내려다보느라 정신없었다.

이를 지켜본 인천유나이티드의 한 관계자는 "역시 이천수는 이천수인 모양"이라면서 웃었다.

세간의 관심이 높은 것에 대한 흐뭇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대외 홍보라는 측면에서 이천수는 분명 인천유나이티드에 득이다.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김남일-설기현존재와 함께 2002년의 향수를 더 크게 불러일으킬 이천수 카드는 팀에 적잖은 보탬이 될 것이다.

 

마케팅적 상품가치, 플러스다.
가장 중요한 잣대인 전력증강이라는 측면에서의 판단은 아직 유보해야한다.

한때 '사기유닛'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던 때와 지금을 견주기는 힘들다.

나이도 먹었고, 허송세월 버릴 시간도 적잖다.

 김봉길 감독은 "천수가 아무리 개인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말로 당장 예의 기량을 바라진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그래도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상대가 이천수인 까닭이다.

한 축구인은 "사람들은 이천수를 그냥 타고난 선수라고만 알고 있다.

타고난 것은 맞다.

하지만 그의 천재성은 지독한 노력과 함께 만들어졌다"면서 "천수의 진짜 무서움은 죽어도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그래서 재기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전성기 때와 똑같은 기량을 보일 순 없겠으나 이천수의 오기라면 분명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어지간한 선수의 가세보다는 더 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요컨대 인천에게 이천수란 플러스 요인임에 틀림없다.

이천수는 팀에 득을 줄 것이고 인천은 받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성공적'이라 말할 순 없다.

이천수 영입에 대한 평가는 플러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알파를 제공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맞춰져야한다.

상대가 이천수인 까닭이다. 좋은 비교대상이 팀 내에 있다.

 

2012시즌을 앞두고 인천은 '쇼킹뉴스'를 터뜨렸다.

2002월드컵 스타인 김남일과 설기현을 동시에 영입한다는 파격 결정은 K리그 팬들의 시선을 인천으로 향하게 했다.

비록 시즌 초 휘청거리긴 했으나 중후반부터 파죽지세를 내달린 인천은

19경기 연속무패 등 리그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B그룹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준 김남일, 전방에서 고군분투한 설기현 두 베테랑의 몫이 컸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의 영입은 마케팅적으로나 전력 증강 측면에서나 공히 플러스였다.

아니, 플러스 알파였다. 사실 진짜 알맹이는 이 알파다.

인천의 한 관계자는 "훈련이든 실전이든 김남일과 설기현이 가장 열심히 한다.

선배들이 더 땀 흘리니까 후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며 솔선수범 효과를 설명했다.

이어 "큰 무대경험이 얼마나 많은 두 선수인가.

그들의 노하우를 옆에서 배운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효과가 있다.

자연스럽게 동화되더니, 어느 순간부터 선수들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표현으로 구단 내 흐르고 있는 긍정적 변화상을 자랑했다.

실제로 김남일은 "솔직히, 처음에는 팀이 너무 어수선했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 같았다.

그래도 후배들에게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않았다.

그냥 묵묵히 몸으로 보여줬다. 말보다 몸의 설득력이 더 강하다고 생각했다.

결국은 어느 순간부터 따라오더라"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바로 이런 것이 플러스 알파이다.

이천수는 27일 입단식에서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진짜 롤 모델이 될 수 있으려면 플러스가 아닌 플러스알파까지 보여줘야 한다.
이천수는 팬들을 향해서도 "날 반대했던 팬들도 환영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 각오가 현실이 되려면 단순한 노력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한다.

예전처럼 통통 튀는 맛으로 어필할 나이는 지났고 그런 상황도 아니다.

초심으로, 진심으로 다가가야 팬들의 마음이 열린다.

어렵사리 이천수가 다시 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이천수만큼 바라보는 이들도 기대감이 크다.

설명했듯 이천수가 인천에게, 나아가 K리그에 플러스 요인이란 것은 참에 가까워보인다.

관건은 거기서 그치느냐 플러스알파를 끌어낼 수 있느냐의 여부다.

"필드에서 다시 뛰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힘든 시간을 버텼다"던 입단식에서의 고백을 기억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싶고 팬들에게 환영받고 싶다던 바람도 기억한다.

돌아온 이천수는 과연 플러스일까 플러스알파일까.

이천수 특유의 오기가 나와야한다.

 

[lastuncle@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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