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모자/비(Rain)
모자를 좋아하는 나는
수십개의 모자를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아끼는 가을 모자다.
언젠가 낙엽지는 가을날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가 지하도쪽 입구에서
작가가 손수 손으로 만든 수제 모자라고 해서
망설이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상과
수줍은 듯한 얼굴에 긴 생머리가 인상적이어서
거금을 주고 샀던 기억이 난다.
보는 사람 마다 모자 참 멋있다고 아주 잘 어울린다고
특이한데 그렇게 멋진 모자를 어디서 샀느냐고 말한다.
모자 위에다 누굴 그렇게 이고 다니느냐고?
난 가을이면 사랑하고 싶은 여인을 머리이고 다닌다.
그 사람은 모르고 나 혼자만 아는 사람.
비껴간 세월 때문에 사랑해서는 안되는 사람.
하지만 가슴 시리도록 사랑하고 싶은 사람.
가을내내 그 여인은 내 가슴속에 내 머리 위에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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