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겨울의 초상

비Rain 2010. 11. 24. 22:08

 

 

 

 

 

겨울의 초상[肖像]/비(Rain)

 

 

하얀 눈꽃이 내리려고

차가운 바람이 불고

밤새 문풍지만 울렸더란 말이냐.

길 모퉁이에 모여 있던 초라한 낙엽들이

찬 바람에 제 멋대로 뒹군다.

그리워서 서러운 것이 아니고

사랑할 수 없어서 서러운 것이다.

네 흔적을 다 지울 때까지

가슴에 서러움을 다 퍼낼 때까지

내 가슴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너일랑

텅 빈 가슴으로 한평생을 살아가라.

그래야 덜 그리울테니까.

하얀 눈꽃이 날리는 날

네 소식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