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 생일 축하해
딸래미 생일 축하해/비(Rain)
미경아!
하나님께서 너와나 딸과 아빠로 인연을 준지도 29년이 흘렀구나.
딸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 했더니 딸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 한다.
네가 태어나던 날은 축복이라도 하듯이 하얀 눈이 내렸었다.
양수가 터져 3일간의 긴 산고 끝에 세상에 태어났다.
엄마는 제왕절개 수술을 하자는 의사와 아빠의 말을 뿌리치고 3일 동안의 길고 긴 산고 끝에 너를 낳았다.
엄마는 결혼 초기라 형편이 어려워서 그랬을 것이다.
널 임신하고도 엄마는 건강한 편이라 입덧도 안하고 어디를 갈때도 뒷 모습은 임신하지 않은 사람처럼 걸었다.
버스를 탈때도 버스가 정류장을 좀 지나쳐서 서면 여느 사람처럼 뛰어가서 버스를 탔던 걸로 기억된다.
아니나 다를까 너무 조심을 안했는지 예정일 일주일을 앞두고 양수가 터져 버렸다.
병원으로 실려간 엄마는 촉진제를 맞으며 꼬박 이틀을 진통과 싸워야 했다.
휴가를 낸 아빠도 이틀 밤을 엄마곁에서 꼬박 세웠다.
삼일째 되던날 외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김서방 니 피곤 할낀데 여 싸우나 에라도 쪼메 갔다 온나"하시면서
"옛날 어른들 말에 신랑이 옆에 있으면 아를 못 낳는 여자가 있다드라
니 마누라가 혹시 그랄지 모르이 싸우나에 가서 좀 쉬고 온나 얼라가 나오면 바로 전화 하꾸마"
그래서 아빠도 피곤해서 병원옆에 싸우나에 갔었다.
탕에 들어 가기전에 직원에게 혹시 전화 와서 "김형주"씨 찾으면 날 불러 달라고 말을 하고
막 뜨거운탕에 들어가 몸을 담궜는데 직원이 목욕탕 문을 열고 아빠를 부르면서
"김형주씨 사모님이 애기 낳았데요 빨리 병원으로 오시래요"아빠는 대충 싸워하고 병원으로 달려 갔다.
병원으로 달려 가면서 아빠속으로 도대체 어떤 아이가 나올려고 이렇게 힘들게 할까?라고 생각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널 처음 보는 순간 눈물이 났다.
엄마와 네가 무사하고 내 자식이 태어 났는데 바라는데로 딸이 태어나서 너무나 기쁘고 좋았다.
3일동안 너도 힘이 들었던지 태어나자 마자 울지를 안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사가 네 발을 잡고 거꾸로 들고 엉덩이를 몇대 때리니까 그제야 아앙 하고 울었단다.
어려서부터 워낙 잘 먹어서 병치레 한번도 안하고 건강하게 커 준것도 고맙고
3살때부터 아빠 따라 시작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도 고맙고
부모 곁을 떠나 호주 유학도 무사히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서
어린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네가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이제 지금 사귀고 있는 ㅇㅇ와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
네가 바라는 데로 딸 아들 딸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남편의 사랑을 받으려면 시부님께 효도하는 딸로 살아가기 바란다.
돈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며
소유보다도 진실하고 정직한 삶에 의미를 두는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어릴때부터 꿈 꾸었던 영어 유치원 원장의 꿈을 꼭 이루길 기도한다.
딸래미 사랑해~
하늘 만큼! 땅 만큼!!
2012년3월13일
네가 태어난 봄날에 널 사랑하는 아빠가~
(딸래미 생일날 메일로 보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