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비오는 날의 수채화
비Rain
2014. 8. 17. 20:40
비오는 날의 수채화/비(Rain)
비가 내리는 부암동 밤거리에
우산을 쓰고 두 연인이 팔장을 끼고 걸어 간다.
지나가던 버스가 시샘을 하듯 고인 빗물 세례를 퍼 붓고 지나 간다.
차도 쪽으로 걸어가던 남자 바지가 다 젖었다.
그래도 뭐가 그리 좋은지 우산속에선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작은 커피숖 앞
빗물에 젖어가던 커피향이 유혹한다.
부드러운 커피 향기가 가슴속까지 퍼지고
커피숖 문을 열고 들어가 비 내리는 창가에 마주 보고 앉았다.
여자는 아메리카노를 남자는 달콤한 카라멜 마끼야또를 시켰다.
빗소리를 휘감는 매혹적인 흑인 남자의 굵은 목소리
The Manhattans/ kiss and say good bye
창가에 부딪쳐 맺히는 빗 방울이 연신 미끄럼을 탄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밤은 깊어 갔다.
그림 같은 아름다운 비가 내리던날 밤에
그대와 나는
비오는 날의 수채화 같은 슬픈 연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