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멍든 가슴으로는/비(Rain)
비만 내리면
무슨 그리움이 그리도
가슴에 사무치냐구요.
여자도 아닌 남자가 뭐가 그리도 그립냐구요.
당신 가슴을 들여다 보라.
얼마나 시퍼런 멍이 들었는지.
멍이 들 자리가 없어서 서러움이 차 올랐는지를.
가슴에
시퍼런 멍이 들고 나면
서러움이 차 올라 눈물로 퍼내야 한다.
그때쯤이면
하늘도 서러움을 퍼내라고 비를 내린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 더 그립다.
덜 멍든 가슴으로
그리워 하지 말기를
덜 멍든 가슴으로는 비를 좋아하지 말기를.
덜 멍든 가슴으로는 그리움을 이야기 하지 말기를.
덜 멍든 가슴으로는
비오는날 막걸리
절대 마시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