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래미/비(Rain)
늦은 밤 시계를 본다.
밤 10시.
딸래미가 아직 안 들어 왔다.
카톡을 보낸다.
"딸래미 어디양? 아빵 나 다 왔엉 한 정거장만 가면 내령. 어 그래 아빠가 정류장 건너편에서 기다릴게 언능 와. 야호~~~~"
딸래미 데리러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집 앞에 작은 공원이 있어 컴컴해서 무섭단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아빠~~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손을 최고로 높이 들고 흔든다.
신호등을 건너온 딸래미는 찬 손을 내 파카 주머니에 넣는다.
아빠 손을 조물락 조물락.
"딸래미 오늘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고생 많이 했네.
어 아빠 무지 열심히~ 조잘 조잘 조잘"
딸래미는 호주에서 유아교육과 아동교육을 공부하고
영어 학원(유치원)에서 오전엔 7살짜리 오후엔 4학년을 가르친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 보면 어느새 집 앞이다.
오면서 아빠는 속으로 말했다.
"저 이쁜 것을 시집 보내고 나면 어떻게 살지.
시집가면 이런 추억도 만들 수 없을 건데
늦게 들어 오는 날에는 꼭 마중을 나가야지."
작은 공원 옆 길을 밝히던 가로등이 가물가물 졸고 있었다.
아빠와 딸래미~(파주 명품 아울렛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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