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가을은/비(Rain)
중년의 가을은
여인네 젖 가슴을 닮은
산봉우리를 넘어
황금 물결 위에 춤추고
생명은
죽음을 노래하며
갈색으로 멍이 들어
절망을 넘나들고 있었다.
하얀 백로는
여름의 끝을 붙잡고
사랑을 부활시키려
힘찬 날갯짖을 해 보지만
파란 하늘이
호수 위에 턱 궤고 걸터 앉아
서글픈 사랑을 시작도 하기 전에
준비된 이별을 서러워 하고 있었다.
(10.5 가을이 익어 가는 고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