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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무명시 모음

민들레 홀씨로 날아/이효녕

 

 

 

민들레 홀씨로 날아/이효녕 


겨우내 숨죽였다가
어렵게 봄의 생명으로 돋아나
그리움의 꽃으로 피었다가
다시 낯선 곳으로 떠나는 슬픔은
어찌도 이리 찬란할까

막연히 보내 놓고
가슴 아파하는 사랑이듯
떠나는 앞길 막지 못하고
어딘가 날아 떠나는 것 바라보면 
가슴은 얼마나 저리고 아플까

부끄러움 하나 없는
훈훈한 바람결 타고
멀어지는 세상 앞에서
마음으로 쏟아내는 하얀 별들  
무거운 이마를 얼마나 숙여야
갸웃이 바라본 허공이 더 외로워져
내 기억 속에 머문 이별의 슬픔 하나
기억을 버리고 구름으로 떠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