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이는 눈먼 꽃이라/물빛(무명시인)
찻잎을 뜯어
맑은 물속에 담그면
그대 젖은 미소 차향(茶香)이 되어
함께 여울지는 나만의 풍경입니다.
부채꽃 살아가듯 오늘을 피워낸 그대
풀냄새 사방에서 자라나도
바람 같은 잔향
손끝에서 떨어질 줄 모르고
다가올 4월의 축제보다 그윽해서
차마 잠들지 못합니다.
아지랑이가 되어 마음속에 사는 사람
봄을 마시듯 마음 한가운데 점 하나
약수물 떨어지듯 소리를 내었습니다.
나 없이도 살아갈 그대지만
그대 없이는 눈먼 꽃이라
산바람 강바람보다도 그대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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