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어 두고/비(Rain)
그리움 시도 그만 쓰고
인제 그만 잊어버리라고 말한다.
여자도 아닌 남자가 도대체 어떤 여자길래
그리도 못 잊고 그리워하느냐고 말이다.
내 그리움은,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활짝 펴보지도 못하고
초라하게 져야만 했던 사랑에 대한 보상이며
지칠 줄 모르고 타오르던 사랑의 불길에
매몰차게 찬물을 끼얹어야만 했던
아픈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양심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이미 비껴간 세월 때문에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가슴에 묻어 두고 그리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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