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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먹고 사는 중년

지금도 키가 크고 있나

 

 

 

 

 

 

지금도 키가 크고 있나/비(Rain)

 

 

나는 어린시절을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방학때까지 시골에서 보냈다.

이맘때 쯤이면 겨울 방학이라 냇가에서 썰매를 타거나

산에가서 친구들과 토끼 몰이를 하거나 형을 따라 땔감을 구하려 지게를 지고 산엘 가곤 했었다.

읍내에 있던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 창문 틀 밑에 사각진 긴쇠를 뜯어 다가

소나무를 톱으로 베어 발 싸이즈에 맞게 직사각형으로 다듬은 다음

밑부분을 삼각형의 다듬어서 그 끝부분에 각 진 긴쇠를 앞뒤를 구부려

지금의 스케이트 같은 것을 만들어 양쪽에 못을 쭉 박고 까만 고무신 신은 발을 올려 놓고

운동화 끈을 매듯이 내복에서 뺀 까만 고무줄로 얼키설키 묶으면 지금의 스케이트에 비교 할수는 없지만 한국형 스케이트가 만들어 졌다.

썰매는 속도가 느려서 얼음이 두꺼운 물가에서만 탔지만

한국형 스케이트는 얼음 두께가 얇아도 속도감이 있어서 깊은 곳 얇은 얼음위에서도 스릴을 만끽하며 달릴수 있었다.

얇은 얼음 위를 달리면 "째쟁쨍" 하고 얼음이 부서지면서 하얗게 금이 가는것이 보였다.

그래도 겁도 없이 타다가 얼음이 깨져 물속에 빠지는 날이면 엄마 한테 혼이 날까 봐 불을 피워 양말과 바지를 말리다

불티에 양말이나 바지가 빵구나는 날이면 죽도록 매를 맞았다.

지금도 나는 이맘때 쯤이면 아주 가끔 꿈속에서 그 스케이트를 타다가 얼음이 깨지면 깊이를 알수 없는 시키먼 구렁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놀라서 잠을 깨곤 한다.

어릴때 자다가 꿈속에서 가끔 스케이트를 타다 얼음이 깨져서 깜짝 놀라 깨면 엄마가 웃으시면서 궁둥이를 토닥거리시면서

"우리 형주 키가 클려고 그러는구나"하셨다.

나는 지금도 키가 크고 있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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