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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아버지·어머니

아버지 천국에서 만나요

 

 

 

아버지 천국에서 만나요/비(Rain)

 

 

2012년 6월24일 23시45분

아버님은 편안하게 고통없이 천국으로 가셨다.

그냥 편안하게 주무시는 듯 했다.

오후 5시에 집으로 돌아간 식구들이 속속 도착하고 다음날 새벽 2시45분에 안치실에 안치를 했다.

 

장례식장이 만원이라 오전 9시에 발인을 마치는 곳이 있는데 청소하고 나면 10시에야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12시에 입관을 마치고 입관 예배를 드리고 문상객을 맞기 시작했다.

낮 동안은 한가 했는데 밤 7시부터 11시까지 문상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2시가 다 되어서야 뜸해지기 시작했다.

내일이 발인이라 문상 하루밖에 할 수 없었기에 더 더욱 복잡했다.

밤을 새며 화투를 하는 큰형님 친구들 빼고는 다 돌아가고 새벽 2시가 되었다.

누가 먼저 자라고도 안했는데 다 들 자기들 편한 곳에 누워 잠을 청했다.

잠시 눈을 감았다 떴는데 벌써 아침 7시다.

큰형님과 큰형님 작은 아들이 뜬 눈으로 아버님 영정 앞을 지켰단다.

막 세면을 하고 앉아 있는데 교회 식구들이 발인 예배를 드리러 도착했다.

8시20분에 시작한 발인예배는 8시50분에 끝이나고 아버님 관을 운구 차에 싣고

경기도 파주 월롱면 백석리 장지로 향했다.

구름 한점 없는 맑고 화창한 날씨!

아침부터 푹푹찌기 시작했다.

1시간만에 도착한 장지엔 인부들이 어제부터 포크레인으로 작업을 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산비탈을 10여분 걸어서 운구행열이 매장지에 도착했다.

아버님 관 왼쪽 세번째 맨 뒤를 내가 들었다. 

너무나 가벼웠다.

그랬다.

아버지는 자신의 시신을 차에서 내려 매장지까지 걸어서 갈 자식들을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더 가벼우라고 두 달전부터 처음엔 밥을 안드시고 죽을 드시더니 한 달 후 부터는 죽도 안드셨다.

요양원에 계실때도 밥을 좀 드시라고 하면서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어 드리면

그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삼키지도 않고 한참을 오물오물 하셨다.

한 숟가락만 더 드시라고 해도 고개를 가로 져으시며 절대로 입을 열지 않으셨다.

아버지가 자식들 조금이라도 덜 고생하라고 곡기를 스스로 끊으셨다는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매장지에 도착해서 드려진 입관예배는

20분만에 끝이나고 큰형님을 시작으로 초토식이 시작되었다.

큰형님이 흙을 한삽떠서 석관위에 뿌리면서

"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하면서 눈물을 흘리자 장지는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어 버렸다.

작은 형님은 초토를 하면서"아버지 천국에서 만나요"하면서 서럽게 우셨다.

다음은 내차례다.

나는 흙을 크게 한 삽을 떠서 석관 위 빈자리를 다 덮으며 "아버지 천국에서 만나요 먼저 가셔서 기다리고 계세요" 라고 말했다.

이어서 막내동생 차례

동생은 "아버지"하고 외마디 소리를 하더니 엉엉 울면서 초토를 했다.

여동생 작은 딸 은미를 끝으로 초토식를 마치고 목사님 축도로 입관 예배가 끝이 났다.

난 목사님께 마지막으로 제안을 하나 했다.

"목사님 제가 하늘을 향해 목청 것 아버지라고 부르면 다 같이 천국에서 만나요 라고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목사님께서 그러라고 허락 하셔서

나는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 보며 울면서 세상에서 제일 큰 목소리로

"아~버~~지~~~~"라고 불렀다.

그러자 그 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천국에서 만나요~~~~~~~~~~"라고 소리쳤다.

그래서 나는 하늘을 향해 

"아버지 감사합니다"라고 소리쳤다.

그렇게 입관예배를 마치고 인부들이 묘지일을 마무리를 하는 동안

상조회사에서 마련해 준 점심을 먹고 일산병원으로 돌아와

교인들은 버스를 그대로 타고 교회로 우린 큰형님 집으로 돌아왔다.

 

 

 

설교중이신 김ㅇㅇ목사님

 

 

교회 구역 식구들~

 

 

 

 

왼쪽부터(큰형님작은아들,여동생큰딸,내딸,여동생막내딸,막내동생큰아들..)

 

 

왼쪽부터(큰형님,작은형님,막내동생)

 

 

왼쪽부터(큰형님 큰아들,큰 형수님,내 아들,큰형님 작은아들,여동생 큰딸)

 

 

초토식

 

 

큰형님 큰며느리

 

 

막내동생 작은 아들

 

 

여동생 둘째 딸

 

 

 

 

 

 

 

포크레인 작업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서 있는 내 아들~무엇을 생각했을까?

 

 

나이 50에 찍은 아버님 영정사진(늘 말씀하셨다 나 죽으면 이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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