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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먹고 사는 중년

엄마 미워요~

 

 

 

 

엄마 미워요/비(Rain)

 

 

엄마는 너무 미웠다.

막내가 뭘 잘못하면 매를 찾는 척 하면서

도망 갈 기회를 주면서도 맞을 짓을 잘 안하는 세째 아들인 내가

뭘 좀 잘못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매를 들고 나를 때리셨다.

내 기억에 난 학교 가는 일 외에는 항상 엄마 곁에 붙어 다녔던 거 같다.

논으로 밭으로 빨래터로 그래서 엄마가 유난히도 날 이뻐했고 칭찬을 많이 해 주셨다.

그래서 엄마가 늘 난 이 다음에 늙으면 세째하고 살거라고 말씀 하셨었다.

집안에 여러가지 농기구가 많았는데 나는 누가 어느 집에서 그 농기구를 빌려 갔는지 다 알고 있었으니까.

하루는 뭘 잘못 했는데 매를 들고 때릴려고 하길래 나도 막내처럼 도망가면 안 때릴려나 생각하고 한번 도망을 가 보았다.

막내처럼 쫓아 오다 말 줄 알았는데 계속 쫓아 오셨다.

 

도망을 가다 보니 황룡장터까지 도망을 갔다.

집에서 도망을 나와 달리면서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황룡강 상류인 돌다리를 건너 뚝방길을 타고 얼마를 달렸는지 황룡강 다리가 보였다.

황룡강 다리를 건너 텅 빈 장터로 가면 붙잡힐 것 같아서 좌회전을 하여 반대편 뚝방을 타고 뱃나들이 쪽으로 도망을 가는데 계속 쫓아 오셨다.

아고 어디로 도망가야 안 붙잡힐까 달리면서 궁리를 하다가

방학때면 미역을 감으면서 진흙을 온 몸에 바르고 장마에 깍겨진 논 절벽에서 타잔 소리를 내면서 뛰어 내리던 곳이 생각 났다.

그 곳은 무지 깊었다.

어른도 잠 길 정도로 깊은 곳이였다.

그 곳에 서서 숨을 몰아 쉰 뒤 엄마가 가까이 오길 기다렸다가 그대로 뛰어 내렸다.

그런데 못 뛰어 내릴 줄 알았던 엄마가 바로 뛰어 내려 와서 나를 붙잡아 물 밖으로 끌고 나갔다.

 

아고 나는 이제 죽었다.

집으로 질질 끌려와 얼마나 맞았는지 너무나 아팠다.

그 뒤로는 절대로 도망가는 것을 포기했다.

엄마는 유난히도 나를 모질게 다루셨다.

나중에 커서 물어 보았다 .

엄마 그때 왜 장터까지 물속까지 잡으러 오셨느냐고

그랬더니 세째 너 만큼은 정말 바르게 곧게 잘 키우고 싶으셨단다.

그래서 장군을 만들고 싶으셨단다.

엄마는 나를 늘 육군사관학교에 보내서 별을 만드신다고 입 버릇처럼 말씀하셨다.

그런데 그 꿈을 이루지 못 했다.

비록 그 꿈을  이루어 드리지 못했지만

사회의 일원으로써 늘 곧게 바르게 살 수 있도록 키워 주신 엄마 고맙습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마눌과 딸 / 울 딸이 천국가신 울 엄마를 많이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