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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먹고 사는 중년

겨울방학 썰매 타기

 

 

 

 

겨울방학 썰매 타기/비(Rain)

 

 

요즘은 눈썰매장에 가면

고무 튜브로 된 썰매나 프라스틱으로 만든 썰매로 탄다.

우리 초등학교 겨울 방학때면 추운데도 늘 얼음 썰매를 타러 다녔다.

동네 앞 황룡강 얕은곳이 꽁꽁 얼 쯤이면 산에서 소나무를 베어다 썰매 틀을 만들고 

썰매 맨밑에 양쪽 긴나무 중앙에 잘 미끄러지라고

읍내 초등학교 창문틀에서 뜯어온 사각형 긴 쇠를 붙혀서 썰매를 만들어 방학내내 타러 다녔다.

한참 정신 없이 썰매를 타다가 보면 얼음이 녹고 "차장창" 하고 얼음이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썰매를 타다가 보면 결굴 얼음이 깨져서 물에 빠진다.

순간 물에 빠져서 추운건 둘째고

가지 말라고 말리며 "너 옷 젖어 오면 혼 날줄 알아"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엄마한테 안 혼날려면 움푹패인 곳을 찾아서

나뭇가지를 모아다가 모닥불을 피우고 옹기 종기 모여 앉아 바지를 벗어서 불에 말린다.

우리 어릴적엔 양쪽 무릎 앞에 위에서 아래로 길게 주름이 잡힌 나이롱 바지가 유행이었다.

그 나이롱 바지는 불티가 올라가다가 내려 앉으면 바로 구멍이 나거나

너무 불에 가까이 갔다 대면 쭈굴쭈굴 오그라들기 일수였다.

그런데 그날 이게 웬일이야~~!!

내바지 가랑이가 다 오그라 들고 불티가 내려 앉아 여러곳에 빵구가 났다.

그 순간 괜히 울기시작한다.

엄마한테 혼날 일을 생각하니 무서워서 그랬겠지.

썰매를 끌고 추운데 집에까지 울면서 왔는데도

엄마는

"너 물에 빠지면 혼난뎄지  이리와"

그날은 안죽을만큼 디지게 얻어 맞곤했다.

그땐 엄마들이 애들을 왜그리 많이도 때렸는지 모르겠다.

지금 같으면 다 집을 나갔을 것이다.

어려운 형편에 힘들게 사준 바지를 빵구내고 오그라 트렸으니 맞아도 싸지 싸~!!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