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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먹고 사는 중년

고구마와 커피

 

 

 

고구마와 커피/비(Rain)

 

 

나 어릴적 시골에서(전남 장성) 

겨울엔 너무 가난해서 고구마만 먹고 살았다.

밭에 고구마를 심어 서리가 내리기전에 캐다가

겨울이라 마땅한 보관 장소가 없어서 얼지 말라고

초가집 황토방 웃 목에 수수대으로 발을 엮어 방 천장 가까이 원통을 만들어 그 속에 고구마를 가득 담아 놓았다.

내 기억으론 방 3/1을 다 차지 한 듯 싶다.

겨울방학을 하면 시골엔 별로 할일이 없고 산에 가서 토기 몰이나 숨기찾기 그리고 연날리기,눈싸움,썰매타기로 방학을 보냈다.

점심때면 어김 없이 엄마가 고구마를 삶아서 고구마를 먹는다.

가마솥에 푹 삶은 고구마는 말랑 말랑 물 고구마다.

엄마가 김장때 긴 닥광무우(단무지 무우)를 열 십자로 쪼게서 담근 무우 김치 하나를 젓가락에 꽂아 한손에 들고

한손엔 물 고구마를 들고 입에 넣고 쪼옥 빨면 고구마가 입안으로 쏘옥 들어 온다.

뜨거워도 좋다~!!

잽싸게 젓가락에 꽂아서 들고 있던 긴 무우 김치를 한입 물고 오물 오물

햐~~세상에 난 고구마가 제일 맛있엇던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침에 눈을 뜨면 저녁에 잠자기 직전까지 고구마만 먹었던거 같다.

잠자리에 누워서 고구마를 먹다가 잠이 들면 아침에 일어나면 고구마가 눌려서 납작해서 있었다 나는 눈 감은채로 누워서 그걸 또 먹었다.

고구마를 싫어하는 바로 내 위에 형은 그때마다 나를 때리면서 말했다.

야~돼지 같은 시끼야~~ 고구마가 그렇게도 맛있냐~ 돼지 같은 시끼야~하면서~~!!

그럼 나는 울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고구마를 먹었다.

밤이면 가끔 생쥐가 들어와 고구마를 갈가 먹는다.

온 식구가 쥐를 잡는다고 이불을 들추고 수수 빗자루,홍두게 방망이를 들고 소리를 지르며 방안은 온통 난리다.

한바탕 쬐그만한 생쥐와 일대 격전이 벌어지고 결국 경험 많은 엄마가 나서서 호야 불을 끄고

 방 구석에다 엄마가 싣던 두꺼운 하얀 코 버선을

벽에 기대어 놓고 숨을 죽이고 조용히 누워 있으면 부스럭 부스럭 또 다시 숨어 있던  생쥐가 출현

엄마가 벽을 손으로 치면서 웍 소리를 지르면 쥐가 도망 가다가 코 버선 속으로 쏙 들어 가면 잡곤 했다.

고구마 많이 먹어서 인지 우리 나이엔 키 큰 사람 별로 없는데

나는 그 어렵고 못 먹던 시절인데도 고구마를 많이 먹어서 인지 키가 180까지 자랐다.

어른이 된 나는 지금도 고구마를 자주 먹는다.

그 추억에 닥광 무우 김치는 없지만 고구마는 마트가면 지금도 있다. 

배추 김치와 먹는 건 별로이고

이렇게 커피에 고구마를 함께 먹는다.

뭐 그런데로 둘의 조화로 쌉쌀 달콤한 맛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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