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비(Rain)
어느 날 불현듯
다가온 사랑을 외면하고
가슴속에 그리움으로만 간직했던 세월.
얼마나 서럽고 아팠던지.
그녀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세월은 흘러도 목소리는 그대로였다.
지금도 어어 하면서 잘 웃는 그녀.
이제 많이 늙었겠지.
언젠가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
긴 생머리 휘날리며 콩닥거리는 가슴속으로 걸어오던
그녀에게선 진한 향수 냄새가 났었다.
내 가슴속에 그 향수 같은 그리움으로 사는 그녀.
지금은 멀고 가까운 친구로 저만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