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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먹고 사는 중년

책가방

 

 

책가방/비(Rain)

 

 

나는 초등학교 내내

토끼 두마리가 도구(절구)통을 가운데 두고

방아를 찧는 그림이 찍혀져 있는 가죽 책 가방을 메고 다녔다.

 

교육열이 대단 하셨던

아버님은 5일 장을 도시면서

옷장사를 하셨기때문에 우리집엔

신기한 물건들이 많이 있었다.

 

석유곤로,

저 보다 더 큰 전지를 업고 있는

하얀색 내쇼날 트랜지스터 라디오,

자전거 등등.........

 

그중 하나가 내가 메고 다니던

지금으로 말하면 통가죽 책 가방이었다.

그 책 가방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었다.

 

왜냐 하면 우리 어릴땐 우산이 귀해서

등하교 길에 비가 오면 책이 젖을까봐 웃 옷을 벗고

맨몸 위에 책보를 엑스자로 메고

검정 고무신을 양손에 벗어 들고 십리 길을 뛰었었다.

옷 안에 맨다고 뛴다고 안젖는것도 아닌데.....

그러던 터라 내 가죽 가방은 단연 인기였다.

 

아침에 동네 어귀에 친구들이 다 모이면

서로 내 가방을 메고 간다고 싸워서 결국

가위 바위 보를(전라도 말로 장께이뽀쇼)해서

이긴 친구가 자기 책까지 내 가방에 넣고 어께에 메고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황룡강 철다리를 건너기 전 이발소가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 오는 시간이면 어떻게 알고 이발소 주인이 꼭 밖에 나와서

"형주 학교 끝나고 집에 가니 천천히 가라 넘어질라" 하셨다.

 

나는 하교 길엔 집에까지 10리 길을 달려 가곤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땐 도시락이 노란 양은 그릇으로

사각형 안에 작은 사각형 반찬 그릇이 있었다.

 

밥을 다 먹고 빈 도시락을

가방에 넣고 뛰면 도시락이

가방 위 아래로 부딛치며 안에 있는 반찬 그릇과

젓가락이 부딛치며"철커덕 철커덕" 소리가 났었다.

난 이발소 주인이 그 소리를 미리 듣고 나 오는신 줄 알았다고 하셨다.ㅎㅎㅎㅎ

난 지금도 그 가방이 눈에 선하다!

 

아버지~~~~~~~~~~~ 감사 합니다.  

 

 

 

                                

                                                                                                                                        (2011.10.9 동문 체육대회에서뒷줄 맨오른쪽 노란모자가 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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