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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쓰는편지

엄마!

 

 

 

 

 

 

 

 

 

엄마!

오늘은 퇴근해서

아내가 집에 없어서

저녁을 혼자 차려 먹고 설겆이를 했습니다.

 

허리가 아픈 아내를 돕겠다고

아내가 돌아와서 "어 설겆이를 누가 다 했네"

"아구 이뻐" 하면서 궁뎅이를 또닥거려 주는게 싫지만

그래도 좋아 하는 아내 얼굴을 생각하며 설겆이를 했습니다.

 

설겆이를 하면서

문득 엄마가 보고 싶었습니다.

울 아버지는 설겆이는 커녕 오남매 키우면서

어느 누구도 한번 않안아 줬다면서요.

 

왜 그러셨을까?

 

옛날 어른들 양반들이라

그러면 큰일 나는줄 알았을거예요.

아무렇지도 않고 아내가 저리도 좋아 하는 일인데 말이예요.

 

엄마!

나 어릴적에도

부엌에 들어 가면 엄마가

시뻘건 부지갱이로 날 때릴려고 하면서

"나가라 이넘아 남자가 부엌에 들어 오면 ㅇㅇ떨어진다" 

하면서 내 쫓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처음 결혼해서는

남자가 설겆이 하면 큰일 나는줄 았았거든요.

근데 해 보니까 아내가 저리도 좋아 하는데요.

 

엄마!

솔직히 내가 설겆이 해 보니까 허리가 무쟈게 아파요.

 

언젠가 아내가 호주에 있는 딸한테 갔을때

한달 동안 집안 살림을 하는데 넘 힘들더라구요.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 털어서

빨래 걸이에 거는건 얼마나 땀나고 힘드는데요.

청소기로 바닥 밀고 걸레질 하는건 또 얼마나 덥고 힘드는 일인데요.

 

그거 말고도

마트에서 식자재 사다가 먹고

일회용 용기를 처리하는 일은 또 얼마나 어렵고 힘든데요. 

 

그때 경험해 보고선

가정 주부가 넘 힘들게 산다는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저녁 먹고 아내가 힘들어 보이면

가끔식 설겆이며 방청수를 도와 주는데요

얼마나 얼마나 좋아 하는지요~~

 

울 아버지가

엄마한테 못 해준거까지

내가 울 마눌한테 다 해 줄께요~

 

그래도 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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