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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먹고 사는 중년

고구마

 

 

 

 

 

고구마/비/(Rain)

 

나의 어린 시절은 고구마와 깊은 인연이 있다.

방 웃목에 수수대를 짚으로 엮어서 울타리를 만들고 그속에 고구마를 보관 했었다.

겨울을 지내는 동안 얼지 않게 하기 위해서고 쥐들로부터 고구마를 보호 하기 위해서였다.

겨울 방학때면 시골엔 별다른 간식 거리가 없어서 점심때는 고구마를 자주 삶아 먹곤 했다.

물을 많이 붓고 삶으면 약간 물고구마로 삶아져 무우를 십자로 갈라서 담근 잘 익은 빨간 무우김치를

젓가락에 꽃아 들고서 고구마 한입 먹고 무우 김치 한입 먹고 거기에다 약간 언 동치미 국물을 곁들여 먹으면 와~~~~꿀꺽~꿀맛 이였다.

난 유난히도 고구마를 좋아 했다.

그리 먹고 또 먹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거의 하루 종일 고구마를 먹었던거 같다.

어떤날은 잠자리에 누워서 먹다가 잠이 들면 고구마가 눌려서 뭉게졌다.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 뭉게진 고구마를 다시 먹곤 했다.

그래서 내 별명이 돼지였다.ㅎㅎㅎㅎ

고구마 먹는 돼지.ㅋㅋㅋㅋㅋㅋ

지금 내 키가 1미터 80센티 이니까

그시절 이정도 클려면 남다른 먹는 노력이 필요 했다.ㅋㅋㅋㅋ

그게 다 고구마 덕인거 같다.

자녀들 키크기 원하시는 분들은 저 처럼 고구마를 많이 먹이세요~~~~

결혼전에는 내가 좋아하는줄 알고 어머님께서 저녁이면  간식으로 고구마를 자주 삶아 주시곤 했는데 결혼 후엔 울 마눌이 고구마를 싫어해서 거의 못 먹고 산다.

지금도 나는 노점이나 시장 길을 지나다가 빨간 껍질이 터져 하얀속살을 드러낸 밤 고구마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고구마를 먹고 나면 속이 답답하고 소화가 잘 않되는거 같다.

내일은 마눌을 졸라서 고구마를 사다가 삶아 먹자고 해봐야겠다.

무우 김치 대신 알타리라도 젓가락에 끼워서 들고 먹으면서 어린시절 추억을 더듬어 봐야징!

그 맛이 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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